무인카페를 시작하고 나서, 시간도 돈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창업이야

무인카페에서 셀프 음료 기계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의 모습

은퇴하고 나니, 하루가 참 길었습니다.
처음에는 쉬는 게 좋았습니다.
늦잠도 자고, 동네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점심도 먹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렇게 보내기엔 아직 내 시간이 아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
친구와 약속해서 나갔는데, 무인카페를 가게 되었습니다. 초창기였기 때문에 생소했지만 왠지 이거 나도 할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구요. .

“직원 없이 운영할 수 있으니까,
나처럼 체력 걱정하는 사람에게도 괜찮겠네.”

처음엔 두려움도 있었지만,
‘할 수 있을 때 해보자’는 마음으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유동인구 많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장사를 하려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대학가 근처와, 오피스텔로 1인거주가 많은 곳을 가게를 알아봤습니다.

크진 않아도
24시간 문을 열어둘 수 있으니
밤낮없이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무인카페 기계를 들이고,
제빙기와 다양한 시럽들을 구비하여 개인 취향에 맞도록 하였습니다.

워낙 저가 커피숍이 많은데 일부러 무인카페를 찾을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인테리어도 이쁘게 하고,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서 sns용 사진을 찍기 좋아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가게를 알아보고 인테리어를 하면서 성공한 곳, 실패한 곳을 둘러보면서 문제점을 보안하기 위해 노력했던거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시련, 비행청소년 문제

그런데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첫번째로 저 역시 키오스크 사용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자식들이 해주는 것만 받던 사람이였는데, 이제 커피를 뽑다가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오는 사람들에게 기계 설명하는 것이 여간 쉬운게 아니였습니다. 계속해서 공부하지만,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하는 것은 더 힘들어서 사용법을 아주 상세하게 그림을 넣어 붙였더니, 그마나 쉬워줬습니다.

또 정말 그만두고 싶을 만큼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밤만 되면,
근처 청소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 큰 소리로 떠들고,
  • 가게 안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쓰레기 그대로 버려두고
  • 테이블에 낙서로 다음 사람이 불쾌해서 이용조차 할 생각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속이 상했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몇 주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니
‘잘못 선택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괜히 가게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도 됐습니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가게 입구에
“이 공간은 우리 모두의 소중한 쉼터입니다.
깨끗이 이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문구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일부러 저녁 늦게 가게를 들렀습니다.
아이들과 인사도 하고, 간단하게 음료도 서비스했습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도 있었습니다

몇 달이 지나면서,
문제였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뉴스에서 사회문제로 여러번 나오기도 하니

아마 관심이 식었거나,
졸업하고 다른 곳으로 간 걸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늦은 밤에도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가는
직장인, 배달 기사님들이 주 고객입니다.

한참 속앓이 했던 시간이
이제는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됐습니다.

지금은 손주들 용돈도 주고, 운동할 시간도 생겼습니다

카페는 여전히 24시간 열려 있지만,
실제 제가 가게에 나가는 시간은
하루 한두 시간 정도입니다.

  • 아침에 가서 청소하고, 재료 채워넣고,
  • 저녁에 한 번 점검하고 청소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전부 저를 위한 시간입니다.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요가, 수영, 걷기.
하루 두세 시간은 오직 내 몸을 위해 시간을 쓰니 건강도 예전보다 좋아지는걸 느낍니다.

또,
조금씩 모인 수익으로
손주들 용돈도 챙겨줄 수 있게 됐습니다.

“할머니 장사해서 우리 손주들 용돈 줄 수 있어 행복해”
나이들어 자식들한테 기대지 않고 내 힘으로 번 돈이기에 더 뿌듯하기도 합니다.

무인카페 창업, 직접 해본 사람으로서 드리는 이야기

무인카페는
손 안 대고 돈 벌 수 있다’는 식의 허황된 말은 절대 없습니다. 노력없이 대가가 없다는 것처럼 생각만큼 많은 수익을 기대하시면 실망할 수도 있고, 일반적인 가게보다 더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 초기에 신경 써야 할 게 많고, 기계 사용법을 잘 설명할 줄 알아야 하며
  • 사고가 터지면 대응도 필요하고,
  • 끊임없이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운영 방식만 익히고,
조금만 버티면
시간적인 자유와 경제적 여유를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체력 걱정하는 나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무인카페 달무리를 운영하고 계신 최인숙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각색된 후기입니다.
무인카페 창업의 현실과, 시간이 해결해준 극복 경험을 통해
같은 도전을 고민하는 분들께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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