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은퇴하기 전부터 테니스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장생활 내내 주말이면 라켓을 들고 코트로 향했고,
심지어 젊은 시절엔 라켓 줄을 직접 매보기도 했습니다.
자주 치다보니 스트링가격이 부담되서 직접 매기위해 수동기계를 중고로 구입해서
원없이 그립을 바꿔가면서 나한테 맞는 스트링을 찾는건 제 테니스일생에도 큰 재미였던거 같습니다
한밤중에 헤드가 틀어져 다시 고쳐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엔 단순히 취미였죠.
같이 테니스 치는 친구들중에 유난히 테니스줄을 잘 끊어먹는 사람들에게 커피값정도 받으면서매주는게 다였으니깐요.
하지만 그 취미가, 지금의 창업 아이템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은퇴 후에도 코트는 그대로, 기회는 거기서 시작됐습니다
은퇴하고 나서도 테니스는 계속 쳤습니다.
이제는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 대회도 구경하고, 동호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형님이 스트링을 매신다는데..혹시 제 라켓도 맡겨도 될까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평상시 쎄게 드라이브를 치는 사람으로 탑스핀에 더 각이 났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맞는 각줄을 원하는 텐션으로 매주었습니다.
제가 자주 쓰던 그립을 서비스로 말아드렸더니 너무 고맙다며 감격하셨어요.
그리고 다음 주, 또 다른 회원이 말했습니다.
“저도 형님한테 맡기면 안 돼요?”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나 혼자만 알고 있긴 아깝다.’
스트링샵 창업,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창업을 할 때 거창한 계획은 없었습니다.
기계 하나 들이고, 간판 대신 작은 배너만 달고,
가격은 딱 한 마디로 정했습니다.
“천 원이라도 저렴하게.”
다른 곳보다 몇 천 원 더 저렴하되,
스트링을 매는 정성과 그립 서비스에서 감동을 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단가를 깎는다고 무조건 싼 느낌이 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실력과 배려’가 담기면 고객은 오히려 더 신뢰하더군요.
대회장 앞에서 반값 이벤트,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동호인 대회가 열리는 날 대회장 앞에서 스트링 반값 이벤트를 연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줄 서기 시작했고,
라켓을 2~3개씩 맡기는 분들도 나왔습니다.
한 번 맡긴 분들이
“그립 서비스 진짜 좋네요”
“형님 손이랑 텐션이 딱 맞아요”
“시간 약속 잘 지켜주시고, 깔끔해요”
이런 후기들이 코트에서 입소문이 되어 퍼졌고,
나중에는 다른 지역 동호회에서도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전국에서 택배로 스트링을 맡깁니다
작은 평수에 스트링 기계로 내 이름을 건 가게를 하는게 너무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들입니다.
택배로 맡겨오는 라켓만 일주일에 20자루가 넘고,
다시 보내는 포장도 하루 일과의 일부가 됐습니다.
카카오톡으로 예약 받고,
택배 보내기 전에는 고객과 텐션 조율 상담도 해드리고,
리뷰를 블로그에 올려드리면 오히려 감사 인사를 받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은 젊은 사람들만의 영역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제 블로그나 동호회 카페에서 저를 먼저 알아보는 분도 계세요.
창업이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저는 이제 ‘돈을 벌기 위한 창업’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잘하던 일, 좋아하던 일, 오래해왔던 일
그 안에 이미 창업의 재료가 다 들어 있습니다.
특히 우리 실버세대는
기술도 있고,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아는 힘’이 있습니다.
손님 한 명 한 명을 이웃처럼 생각하면,
가게는 곧 ‘동네에서 가장 든든한 공간’이 됩니다.
이 글은 실제 dd테니스를 운영하고 계시는 강민석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색된 창업 후기입니다.
취미가 업이 되고, 손맛이 입소문이 되는 과정을 통해,
같은 길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