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세대 창업은 처음부터 큰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작고 현실적인 시작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신규 창업보다는 ‘기존 가게 인수’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실전 운영에 집중하는 창업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은 50~60대 창업자들 사이에서 노후된 카페를 인수한 후 직접 리브랜딩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도권 외곽에서 25년 된 작은 카페를 인수해 새로운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한 실버세대 창업자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처음엔 겁이 났지만, 그 덕분에 기회가 왔죠”
서울 근교에서 은퇴 후 소일거리를 찾던 박성희(63세) 씨는 오랜 기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침 평소 자주 가던 동네 카페가 운영자의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기회를 엿보게 됐습니다.
“그 카페는 20년 넘게 운영된 곳이었어요. 시설은 낡았지만 나름 단골도 있고, 위치도 좋았죠. 그런데 새로운 사람에게 팔려고 하니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더라고요.”
건물주의 월세 인하 제안까지 더해져, 박 씨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게를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초기 수리비는 들었지만, 신축으로 창업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리브랜딩은 ‘내가 다닐 카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인수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가게 이름을 바꾸고 인테리어를 밝고 세련되게 정비하는 일이었습니다. 기존의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를 ‘정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바꿨습니다. 특히 50~60대 여성 고객을 겨냥해 **’편안하게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 가게 이름은 ‘마실다방’으로 변경
- 커피 외에도 직접 담근 유자차, 생강차 등 계절 음료 도입
- 매일 아침 굽는 수제 쿠키와 식빵을 제공
특히 박 씨는 제과제빵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부분은 차별화된 강점이 되었습니다. “내가 다니고 싶은 카페를 만들자”는 생각 하나로 모든 메뉴와 분위기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한 홍보
실버세대 창업자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박 씨는 아파트 부녀회, 경로당, 교회, 복지관 등 지역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고, 오픈 소식을 전하자 금세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또한 인근 맘카페에 직접 댓글을 달고, 오픈 이벤트로 무료 커피 쿠폰을 배포하며 온라인에서도 가게를 알렸습니다. 블로그, 네이버플레이스 등은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월 수익 250만 원, “지금은 내가 제일 바빠요”
가게를 인수한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박 씨는 평균 월 매출 400만 원, 순수익은 약 250만 원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처럼 하루 100잔을 팔지는 않지만, 오히려 단골 중심의 운영이 더 안정적이라고 강조합니다.
“하루에 손님 20~30명 정도인데, 그중 절반은 매일 오시는 분이에요. 제가 없으면 문을 안 여는 날도 있고요. 너무 커지면 체력도 딸리고 재미도 없어지니까 지금처럼 유지하는 게 좋아요.”
실버세대 창업, 꼭 새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
실버세대 창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박 씨처럼 기존 가게를 인수해 ‘내 방식’으로 리브랜딩하는 창업 방식은 위험을 줄이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취향을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모든 인수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전 조사와 계약 조건 검토, 리모델링 예산 확보 등은 반드시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박 씨의 사례처럼, 실버세대가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중요한 건 ‘크게’가 아니라 ‘꾸준히’입니다. 작지만 정성 들인 가게 하나가 인생 2막을 더욱 빛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글에 인터뷰는 실제 유사한 사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으며, 일부 내용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색되었습니다.